혼돈과질서, 쓰기의 공간
라스 폰 트리에의 <님포매니악1,2> 본문
질문
<님포매니악>은 <안티크라이스트>와 어떻게 비슷할까?
두 영화는 종교와 어떤 관련을 지니고 있을까?
타르콥스키와 어떤 관련을 지니고 있을까?
해당 독자
<영화 관람 동기>
<안티크라이스트>와 유사한 게 있다는
<주관적 느낌, 인상>
끝나고 나니 자극적인 장면들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불쾌하다.
처음에는 이 영화를 볼 계획이 없었다. <안티크라이스트>를 본 뒤 영화 마지막에 '안드레이 타르콥스키를 기리며'라고 헌정을 하길래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궁금해졌다. 타르콥스키는 이동진이 좋아하는 감독이다.
가만, <안티크라이스트>도 이동진이 별점5점 줘서 봤었잖아.
<박쥐>와 <마더!>를 본 뒤 봤구나.
두 영화에서 신화와 종교를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관심이 갔고 그 연장선상에서 <안티크라이스트>를 본 거구나.
그럼 <박쥐>랑 <마더!>는 어떻게 보았지?
봉준호 영화 <마더>본 뒤 박찬욱의 영화가 궁금해졌었지.
봉준호 영화는 왜 봤었지?
봉준호 관련 책들도 사서 읽다가 생각보다 그의 영화들을 안 봤길래 봤잖아. 또 이동진이 5점 주기도 했고 말이야.
그 전에는 이창동의 <시>, <밀양> 봤었잖아.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펄프픽션>, <헤이트풀8>도 봤었고 <더 파더>랑 <덩케르크>도 봤었지.
이 모든 게 플롯이 궁금해서 시작한 거잖아. 그 사이에 영화 카메라 기법 등에 궁금해했고 어쩌다가 <1917>도 봤었지.
<스토리>
님포매니악인 조는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자신을 도와준 샐리그먼에게 자신의 님포매니악 여정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
조는 왜 피투성이가 된 채로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것일까?
그리고 샐리그먼이 도와주려 했을 때 거절을 하며 죄책감에 빠져 있던 것일까?
<대사>
1. 사람들은 한마디로 말해 위선적이에요. 우리는 옳은 말을 하는 악인들을 칭송하고 틀린 말을 하는 옳은 이들을 비난하죠.
2. 사랑은 거짓으로 포장된 싸구려 본능을 자극하죠.
3. 전 검둥이를 검둥이라 부르는게 경의의 표시라고 봐요
단어가 하나씩 금기시 될 때마다 민주주의의 토대도 하나씩 무너지는 거에요
명백히 존재하는 문제를 두고 단어만 없애는 건, 사회가 무능한거죠
4. 날개가 있는데 날면 좀 어떤가.
5. 외로움은 언제나 내 인생의 동반자였죠.
6.
당신이 그랬죠
당신의 유일한 죄는
석양이 좀 더 아름다웠길 바란거라고
그 말은,
삶에서 이미 좋은 것 이상을
원했다는 말이겠죠
당신은 마땅한 권리를 요구하는
인간이었고
그보다,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이었던 거에요
- 그걸로 모든게 용서될까요?
- 만약 남자 둘이서 여자를 찾아 기차를 돌아다녔다면 누가 놀라기라도 했을까요?
만약 남자가 당신처럼 살았다면요?
H부인 이야기도 당신이 남자였다면, 무척 진부한 스토리에요. 당신은 여자를 정복한게 되고요
남자가 욕망 때문에 아이를 버리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지만
당신은 여자이기에 절대 떨쳐낼 수 없는 죄의식을 짊어졌죠
그러다 수년간 쌓인 비난과 죄의식이 너무 과해져서
공격적으로 반응한거고요. 마치 남성처럼요. 그리고 반격한거죠
그동안 여성들을 탄압하고 훼손하고 죽여온 남성에게 반격을 한거에요
- 하지만 살인을 하려고 했는걸요
- 안했잖아요
- 우연이었죠
- 당신은 우연이라 하지만 저는 무의식적인 거부였다고 봐요. 겉으로는 죽이고 싶었어도 속에선 인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거죠. 총을 당겨야 한다는 지식을 건망증으로 살짝 덮어버린거에요
- 엄청나게 상투적인 얘기로 들리는데다가 당신의 주장에 반박을 해야 직성이 풀리겠지만 너무 피곤하네요
- 잘됐군요
7. 작은 빛이지만, 어쨌든 여기도 햇볕이 비춰요.
8. 내 모든 구멍을 채워줘
9. 그 일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나요? - 아니요
10. 왜 종교 중에서도 죄라는 가장 차가운 부분만 스스로에게 적용하죠?
11. 왼쪽 손톱부터 깍으면 오른쪽 손톱만 남으니 고민할 일 없죠.
12. "사랑은 눈이 머는거죠." "아니요, 더 심해요. 사랑은 진실을 왜곡해요. 심지어 사랑은 원하지 않았는데도 와요. 전 육욕을 원했죠. 남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 병신같은 사랑은 치욕적이었어요. 정직하지 못한 것도 싫었고요. 육욕이 언제나 yes라면 사랑은 거짓말로 포장되어 본능에 호소해요. 어떻게 yes인데도 no라고 하죠? 반대의 경우에도요."
13. 난 당신과 달라요. 당신은 인정받기 위해서 섹스를 하지. 이젠 그것조차 포기해 버렸지만. 당신과도 달라. 당신은 채워지기만을 원하지. 그게 남자로든 역겨운 쓰레기로든 상관없지. 당신과는 절대 달라. 공감한다는 건 거짓말이야. 당신은 그저 사회의 도덕경찰에 불과하니까. 당신의 의무는 내 음란함을 지구상에서 없애는거지. 부르주아들이 역겨워하지 않도록. 난 당신들과 달라요. 나는 님포매니악이고, 그런 자신을 사랑해요. 무엇보다도, 난 내 보지를 사랑하고 내 더럽고 추잡한 욕정을 사랑해요.
14. '제논의 역설' 같아요. 당신이 아킬레스고 오르가즘이 거북이에요
- 아 제발 좀..
- 경주를 하는데, 결코 오르가즘을 앞지를 수 없는 것, 그게 역설이에요
심각하게 받아들이질 않으시네요. 최악의 사건을 얘기 하잖아요. 성적 쾌감을 한순간에 잃었다고요. 보지에 아예
감각이 없다는데 지금 웬 수학 문제를 풀자는 거죠? 솔직히 당신 지금 듣고있지도 않는 것 같아요
- 왜 그런 말을?
- 제 경험이나 섹스라이프를 남자들한테 들려주면 흥분하는게 눈에 보여요
- 저도 흥분돼요
- 제 얘기가 아닌 수학적 잡소리에 흥분했죠. 대체 정체가 뭐에요?
...
전 선입관이나 기호가 없으니 오히려 당신 이야기를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고의 판사인 셈이죠. 당신이 나쁜 인간인지 결정하는 것도 문제 없어요
성적취향이나 성경험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으니까요
전 동정이고, 순수해요
15.
겨울에는 나무의 영혼을 보는거란다
- 인간의 영혼을 닮은 것 같아요
그래, 맞아. 인간의 영혼을 닮았구나
비뚤어진 영혼, 보통 영혼, 괴상한 영혼..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아빠 나무를 찾았어. 내 영혼 나무
이게 아빠 나무란다
- 물푸레 나무가 아니네요
- 응, 떡갈나무야
- 아빤 자기 나무를 찾았는데 내껀 아직 못찾았어
'보는 순간 알게 돼'
라고 말하셨지
16.
덕분에 다 얘기하고 나니 편안해졌어요. 지금 이 순간 저의 중독이 명확하게 보여요
결심했어요
백만명 중의 한명만 성공한다해도 제 심리상담사가 말했듯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성욕을 없애고 살아가는 것
그게 제 목표에요
- 그런 삶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요?
- 전 그래야만 살 수 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일어설거에요
그 언덕 위의 휘어진 나무처럼
제 모든 고집과 힘과..남성적인 공격성을 다 발휘할거에요
무엇보다도 제게 생긴 첫 친구인 당신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고마워요, 셀리그만. 모든 것을 고려해보니 당신은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요
어쨌든 총이 발사되지 않아서 살인자가 되지 않은게 기뻐요
그럼, 이제 자고 싶네요
- 방해하지 않을게요. 잘자요, 조
- 잘자요, 셀리그만..........안돼요
- 하지만 당신 수천명이랑 잤잖아
<위 사진 출처> https://twitter.com/at9film/status/492173929973166080
<질문>
<일반적, 추상적 질문>
1. 남성의 성과 여성의 성에 대한 편견은 무엇인가?
- 남성이 많은 여성과 관계를 맺으면 바람둥이라고 불리며 쿨한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여성이 같은 행동을 하면 정조가 없고 헤프다는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 남성이 여성보다 성욕이 많다는 통념이 있다.
2. 대한민국에서 성은 어떻게 다루어지는가?
- 중학교 '기술가정'시간에 책 속에서 배운 게 전부였다. 외국의 어느 학교처럼 성기 모형을 가지고 체험활동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성교육은 학교성적을 잘 받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 요즘 TV에서 성을 주제로 한 컨텐츠를 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물론 있지만 예전에 방송 'SNL코리아'나 '마녀사냥'의 인기와 비교해보면 지금 시대는 PC운동이라는 하나의 흐름 사이에 놓여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한동안 '낮져밤이', '낮이밤져'와 같은 말들이 심심찮게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그런 말들을 자칫하면 성희롱으로 여길 정도로 더욱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단 PC운동이 아니더라도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는 그 안에 담긴 상징과 의미가 어떻든간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여성에 대한 가학의 이미지 때문에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환영받기 어렵다.
- 인터넷을 보니 방송 '마녀사냥'이 7년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더라. 그동안의 PC운동은 이제 사람들에게 점점 지겨운 옛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이제 그동안 억눌려왔던 욕구가 숨을 쉴 구멍을 찾고 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 대한민국의 성은 이제 또 다시 새롭게 다루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성에 대해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으면 한다.
3. 감독의 우울증 3부작 중 하나로서 성과 우울증은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 '내 모든 구멍을 채워줘'라는 조의 대사는 인간의 실존적 고통을 담아내고 있다. 모든 구멍을 채울 수 없듯이 인간은 언제나 욕구불만 상태로서 존재한다.
4. 종교에서 성을 어떻게 다루는가?
5. 프로이트와 어떻게 관련지을 수 있는가?
6. 페미니즘 영화인가?
- 일단 그렇게 보인다.
7.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선정성을 이유로 선정적인 장면을 블러처리했다. 과연 영등위에서 창작자의 작품에 대해 제한을 거는 것이 괜찮을까?
<구체적 질문>
1. 왜 조와 P의 사이는 멀어진 건가?
2. 조의 아버지가 조한테 자주 말하던 나무와 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 왜 샐리그먼은 결말에서 제안이나 부탁도 아니고 강제추행을 했는가?
- 일단 강제추행을 살펴보자. 강제추행이란 한 사람이 무력을 써서 다른 사람을 범하는 것을 말한다. 무력을 쓰는 이유는 화가 났기 때문이다. 샐리그먼은 왜 화가 났을까? 날이 밝으면 조는 떠날테고 그럼 샐리그먼은 또다시 외로운 상태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해서 다음 미끼에 걸릴 생선을 기다리기가 너무 지치고 따분한 게 아니었을까? 이번에 조라는 월척을 건졌는데 놓치면 너무 아까우니 먹지도 못할 거 차라리 죽이려는 심정이 발동된 게 아닐까?
4. 처음부터 샐리그먼은 선의로 조를 구해준 것이 아니었는가?
- '선의'라는 게 무엇일까? 착한 마음도 먼저 호기심으로 생기는 게 아닐까? 샐리그먼에게 조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영화에서 침대에 앉아있는 조의 바로 근처에 미끼가 있는 게 보여진다. 샐리그먼에게 조는 미끼를 문 생선이 아니었을까? 샐리그먼은 노인이며 동정남이고 책에 파묻혀사는 고립된 존재처럼 보인다. 그는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였을 것이며 그 외로움을 달랠 대상이 필요했을텐데 그게 바로 조였을 것이다. 처음부터 샐리그먼이 조를 성욕 해소의 대상으로 보진 않았을 것이다.
5. 왜 조는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한 뒤 성적 쾌감을 느꼈는가?
- 색정증은 이성보단 본능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한 장면이 아닐까. 조는 아버지가 아픈 와중에도 병원에 있는 진료사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녀는 진심으로 아버지를 걱정하고 사랑한 것 같지만 그것과 별개로 성욕은 항상 느꼈다. 마치 전쟁과 같이 어떤 일이 일어나도 밥은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6. 왜 영화에서 남성의 성기를 자주 보이게 한 것인가?
- 남성의 발기된 성기는 힘, 권력, 폭력을 상징한다.
7. 왜 결말에서 샐리그먼이 강제로 조를 범하는 장면으로 끝낸 것일까?
- 영화는 그 장면을 암전된 상태로 보여준다.
감독은 관객들의 위선을 꼬집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참고자료]
https://blog.aladin.co.kr/durepos/popup/8761065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tillrollin&logNo=220620796249
https://www.fmkorea.com/best/3609453863 (타르콥스키와 라스 폰 트리에)
http://www.critic-al.org/?p=314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do0gam&logNo=220058014550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0902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14/07/989155/
[찾아볼 추가 자료]
[클립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0gq3ccJzSDk
https://www.youtube.com/watch?v=l9B0lpwEXU8
https://www.youtube.com/watch?v=83YBgMGpmTI
https://www.youtube.com/watch?v=CLL2Bng3e2I
https://www.youtube.com/watch?v=8mD7sqzv_Ic
https://www.youtube.com/watch?v=7L6JRhaYY_s
https://www.youtube.com/watch?v=jWuMS7S-8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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